어느 봄날 향기에 취하다

悲卨( 비설) 0 1,911 2009.04.03 04:17
...

쑥쑥 밀고 올라오는 생명들 때문일까
봄날이 간지러워 겨드랑이 에서
날개가 솟을 것만 같았습니다

이럴때는 사람과 술
그리고 음악이 그리워.
그래서 발길을 옮긴 곳이 \'live bar\'
부르고뉴 한 병 시키고
발을 흔들며
콘트라베이스를 퉁기는 손가락 저음 사이로
목련이 굽은 등을 툭툭 터트리는 환영을 보았습니다

잔을 빙빙 돌려 향기와 음악으로 내 몸을 채우고
가끔은 하루의 쉼을 이렇게 마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

취객의 소란함이 없는 나직한 밀어
감미롭게 밀려오는 재즈의 언어들
색소폰 소리는 가슴을 훑어 내리는데
짧은 봄 밤은 시나브로 흘러가고
그리고,
그날밤 비가 내렸습니다.

.

.

.

뿔당골..
청국장 생각이 지독하게 나를 흔들었고
집으로 돌아온 새벽녁
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에 맞춰
청국장은 사정없이 끓고
후훗~
정말 행복 했습니다
아주~맛나고
환상이었습니다
푸르스름 한 새벽이 틀때까지
청국장 하고 나즈막한 밀어를
여지없이 나누었습니다
뿔당골!
고맙습니다
모레는 된장하고 데이트 하렵니다^^


Comments